1년 전

가을비

ㅡ도종환ㅡ

 

어제 우리가 함께 사랑하던 자리에

오늘 가을비가 내립니다.

우리가 서로 사랑하는 동안

함께 서서 바라보던 숲에

잎들이 지고 있습니다.

어제 우리 사랑하고

오늘 낙옆지는 자리에 남아 그리워하다

내일 이 자리를 뜨고 나면

바람만이 불겠지요.

바람이 부는 동안

또 많은 사람들이

서로 사랑하고 헤어져 그리워하며

한 세상을 살다 가겠지요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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